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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해석하지 않고 읽는 법 (어떤 영문도 피할 수 없는 Reading Patterns 120)
영어를 해석하지 않고 읽는 법 (어떤 영문도 피할 수 없는 Reading Patterns 120)

저자: 황준 l 출판사: 동양북스 l 판형: 153x225 l 발행일: 2019.08.01 l ISBN: 979-11-5768-524-0 l 페이지: 320 l 난이도: 입문

부록: MP3파일, 240문항PDF, 워크북정답과해석 다운로드

정가: 15,500원




“모르는 단어가 없는데 해석이 안 된다면
읽기 전략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영어 시험을 앞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수험영어 읽기의 모든 것


독해력이 더 이상 늘지 않는 건 부족한 어휘력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론 모르는 단어가 없는데도 해석이 안 될 때가 더 많다. 문장 구조가 단숨에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방대한 어휘력이 독해 실력의 토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언어 학습에서 어휘와 문법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묻는 것이나 다름없다. 둘은 선후가 있다기보다 상호보완적이다. 어휘를 모르면 문법으로 문맥을 헤아리고, 문법을 모르면 어휘에 의존해  맥락을 가늠한다. 그런데 ‘말’이 아닌 ‘글’이라면  ‘단어의 결합 규칙’, 즉 어휘보다 문법을 모를 때 문제는 더 커진다. 단어들의 조합이 메시지를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으려면 ‘특정한’ 방식으로 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적확한 어휘를 세심하게 선별해 구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문장을 만드는 규칙이다. 정교하게 배열된 문장들이 차곡차곡 쌓여 논리가 조금씩 강화될 때 글의 메시지는 더욱 강력해진다. 글과 달리 금세 휘발되는 말에는 이런 구조적 치밀함이 필요 없다. 그래서 ‘문장 단위로 해석하는’ 지엽적인 능력이 아닌 글을 읽고 이해하는 총체적인 능력, 즉 ‘독해력’을 평가하는 수험영어도 이 같은 영문의 논리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둔다.
영어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먼저 내 독해력은 어느 단계인지부터 냉철하게 자문해보자. 문장을 ‘해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 글을 구성하는 개별 문장들을 따로 노는 ‘개체’로 파악할 것이다. ‘읽기’ 단계에 도달했다면 일관된 논리 아래 유기적으로 구성된 글 ‘전체’가 보일 것이다. 만약 당신이 아직 해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 이 책부터 집어 들어야 한다.



TOEIC, TOEFL, IELTS, 수능, 공무원 시험, 편입 영어…
<뉴욕타임스>도 피해갈 수 없는 120개 패턴


저자의 질문도 여기서 시작된다. 어휘력이 늘면 당연히 독해 속도도, 독해력도 덩달아 늘어야 하는 게 정상 아닐까? 독해와 여전히 씨름하는 학습자들도 아마 똑같은 질문을 거듭 자문해왔을 것이다. 독해 실력이 더 이상 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십수 년간 백여 권이 넘는 영어교재 개발에 몸담아온 저가가 찾은 질문의 답은 바로 ‘문장 구조’에 있었다.
엄밀히 말해 ‘문법’과 ‘문장 구조’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저자는 문장을 만드는 원칙, 즉 자주 쓰는 문법 규칙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학습자들이 흔히 간과한다고 말한다. 독해가 만만치 않게 느껴지는 건 둘 이상의 문법 규칙이 한데 모여 문장을 길고 복잡하게 만드는 탓이 가장 큰데, 이렇게 자주 등장하는 문법 항목들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빈번한 구조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가능한 한 많은 어휘를 성실하게 암기한다 하더라도 문장 구조를 단숨에 파악하지 못하면 독해 실력도 향상될 리 만무하다.
저자는 그간 영어교육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그 어떤 영문도 피해갈 수 없는 문법 규칙을 120가지로 추려냈다. 덕분에 우리는 수십, 수백 종의 문법 참고서와 독해 문제집을 샅샅이 뒤지지 않아도 되는 수고를 덜었다. 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다. 밥 먹듯 등장하는 문법 규칙과 문장 유형을 일일이 분류하는 데 드는 시간을 아꼈으니 지금부터는 문장 구조를 하나의 의미 단위로 입력시키는 훈련을 통해 이를 체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 500자 소개 |  영문을 가장 정확하게 가장 빨리 읽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TOEIC, TOEFL, IELTS, 수능 영어, 공무원 영어, 편입 영어 등 각종 영어시험에 등장하는 모든 영문은 120개 내외의 문법 규칙들이 결합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많이 보고 듣고 말하고 쓰는 영문’을 만드는 ‘조건’은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수험영어에 국한된 얘기만은 아니다. <뉴욕타임스>, <타임> 등 원어민들이 일상에서 매일같이 접하는 영문도 다르지 않다. 모르는 단어가 없는데 해석이 안 되거나 독해력이 더 이상 늘지 않는 이유는 어휘력 때문만이 아니라 밥 먹듯 등장하는 영문 구조가 모국어처럼 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진단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이유다.
그렇다면 120개의 문법 규칙이 과연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체득할 것이냐가 무엇보다 중요할 터. 저자는 영어교육 현장의 일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험영어 콘텐츠 개발 분야에 십수 년간 몸담으면서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그 어떤 영문도 피해갈 수 없는 120가지 문법 규칙을 유형화했다. 영문을 보자마자 복잡하게 얽힌 문법 규칙들을 즉각 파악할 수 있는 순발력이 곧 영어 실력이라는 경험칙에 따라 공들여 추린 120개 패턴과 다양한 수험영어 지문에 가장 근접한 영문을 함께 반복적으로 읽다 보면 영문의 모든 문장 구조가 저절로 머릿속에 새겨질 것이다. 모국어로 뜻을 옮기는 ‘해석’ 단계를 넘어 영문의 맥락을 단숨에 파악하는 ‘읽기’ 단계에 도달한 상위 1%의 독해 기술이 담겨 있는 이 책은 단번에 읽히지 않는 영문과 여전히 씨름하고 있는 모든 학습자들을 위한 필독서다.



상위 1% 영어 실력파들은 반드시 알고 있는
독해의 기술


저자는 어학 실력이 하루아침에 향상되는 ‘기적의’ 비법은 없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좀 더 빠르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은 있다고 믿는다. 영어 독해도 마찬가지다. 영문을 보자마자 문장 구조를 하나의 의미 단위로 단숨에 파악할 수 있으려면 다양한 문법 항목들이 얽히고설켜 있는 영문에 최대한 많이 노출돼야 한다. 그리고 빠르게 눈으로 훑는 속독 훈련을 무수히 반복해야 한다. 복잡하게 뒤얽힌 문법 규칙들을 즉각 파악해 문장 구조가 눈앞에 훤히 떠오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단련되면 원어민처럼 영문을 술술 읽을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저자가 근 이십 년간 영어교육 현장에서의 관찰과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새로운 통찰력이라기보다 지금껏 많이 들어본 조언이라고 치부한다면 당신의 독해 실력은 또다시 제자리를 맴돌 것이다. 그러기보다 이참에 120가지 패턴을 무기 삼아 해석에 급급하던 습관을 바꿔보자. 비즈니스 영어(TOEIC), 학술 영어(TOEFL, IELTS), 입시 영어(수능, 편입 영어), 임용 영어(공무원 시험) 등의 수험영어가 표준화된 채점이 가능하다는 건 뚜렷한 유형과 틀이 정해져 있다는 방증이다. <뉴욕타임스> 등 원어민들이 매일같이 접하는 영문도 웬만하면 이 책이 제시한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120가지 패턴을 익히고 난 후에도 해석이 막힌다면 그때야말로 어휘력이 독해 점수를 판가름할 변수가 될 것이다. 각종 수험영어에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아 붓지만 그만큼의 보상은 쉽게 뒤따르지 않는다고,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는 그에 비례하지 않는다고 낙담하긴 아직 이르다. 올바른 방향을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다. 이 책을 집어든 당신에게 이제 왕도가 펼쳐졌으니 조금만 더 꾸준한 노력을 보태보자. 상위 1%의 영어 실력파로 가는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 저자 소개 >


황준
한국외대 영어학과를 졸업했다. CNN 동시통역 인턴 수료 후 프로그램 편성을 담당하다 영어 콘텐츠 전문 출판사로 자리를 옮겨 편집자로 안착했다. 올바른 방향과 누적된 노력으로 승부하는 어학 학습은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뛰어난 어학 실력과 필력을 갖춘 국내외 저자들과 함께 콘텐츠를 개발하며 저자와 결이 다른 편집자의 관점을 보태는 과정에서 수험영어 학습 노하우가 저절로 쌓였다. 한국인에게 통하는 영문 읽기는 전략 없이 실력 향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 즉 다독 위주의 접근법도 중요하지만 기본기를 충실하게 다져나가는 읽기 전략이 그보다 우선이라는 것이 그 노하우 중 하나다. 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편집자 특유의 활자 편집증을 십분 발휘해 가장 빈번한 문법 항목 분류에 매달린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 책 속에서 >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우리는 대체로 문장 구조를 낱낱이 파헤쳐 분석하는 우리말 ‘해석’ 단계를 거쳐 영문의 뜻을 이해하는데, 이처럼 기초 단계의 문법 규칙들이 결합된 문장인 경우 모국어로 옮기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초급 수준의 단순 문장은 무수한 반복 · 누적 훈련을 통해 모국어 개입이 필요 없는 ‘읽기’ 단계에서 입력되기 때문에 보는 즉시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영문이 이처럼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_4쪽


모르는 단어는 하나도 없는데 막상 읽으려고 하면 해석이 곧잘 막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휘를 모르면 문맥을 통해 유추라도 할 수 있지만 애초에 문법을 모르거나 문법 규칙들이 결합된 구조가 파악되지 않는다면 문맥을 가늠할 도리가 없죠. 영문 읽기의 어려움도 주로 여기서 비롯합니다. 하나의 문장에 둘 이상의 고난도 문법 규칙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면서 구조가 한층 더 복잡해지면 해석도 금세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_5쪽


문장의 형태는 개별 문법 규칙들의 결합 양상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럼 문법 항목들이 결합하는 방식에 따라 문장 구조도 한없이 복잡해지지 않느냐고요? 언뜻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문법 규칙들을 무작정 뒤섞는다고 해서 문장이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뜻이 통하는’ 문장을 만드는 조건은 정해져 있다는 말이죠.(여기서 말하는 문법 규칙은 ‘말하기’를 위한 어법(구어)이 아닌 ‘읽기/쓰기’를 위한 어법(문어)으로 제한됩니다. 실용성을 우선시하는 구어체는 표준 문법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모국어를 쓸 때도 문법을 총동원해 최대한 복잡하게 구사하지 않듯, 자주 보고read 듣고listen 말하고speak 쓰는write 문장 구조는 정해져 있게 마련입니다. 창의력이나 분석력이 아닌 ‘읽는 능력’, 즉 문해력 평가에 중점을 두는 수험영어는 더더욱 그렇고요.
이 책이 ‘해석하지 않고 읽는 법’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때문입니다. 수험영어에 자주 등장하는 문법 규칙, 즉 ‘문장을 만드는 조건’이 따로 있다는 말은 핵심 영문 패턴에 집중적으로 숙련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숙련 과정은 개별 단어의 의미를 머릿속에 아로새기듯 문장 구조를 ‘하나의 의미 단위로 체득하는 법’을 단련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단어를 보자마자 의미를 떠올리듯 문장을 보자마자 맥락을 단숨에 파악할 수 있으려면 어린아이가 내재된 문법 장치로 말을 만들어내는 모국어 습득 방식과 흡사한 읽기 훈련이 필요합니다. 모국어처럼 술술 읽으려면 문장에 적용된 문법 규칙들이 눈앞에 훤히 떠올라야 한다는 말입니다. _6쪽


당연한 소리지만, 모든 영문을 이렇게 읽을 수 있으려면 자주 쓰이는 문법 규칙을 머릿속에 새긴 후 빠르게 읽는 연습을 반복하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야 영어를 읽기 전에 한국어를 먼저 떠올리는 무의식적인 모국어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고 우리말로 먼저 옮겨 의미를 파악하는 이차적인 방식으로 영어를 접하다 보면 문장 구조를 낱낱이 쪼개고 문법 규칙을 일일이 분석해 의미를 일대일로 대응시키는 습관이 몸에 배이게 됩니다.
영어와 한국어는 기원과 원리부터 표기와 소리까지 확연히 다른 특징을 지닌 별개의 언어입니다. 일대일 대응이라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접근법인 이유입니다. 문법 규칙과 그 결합 방식을 내재화한 상태에서 문장 ‘구조’와 문장에 담긴 ‘생각’을 일치matching시키는 속독 훈련이 반복되면 모국어가 개입할 여지도 점차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모국어식 읽기’를 습관화하면 ‘해석’이 아닌 ‘읽기’ 단계로 발전합니다. 게다가 이 훈련을 하면 한 가지 성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바로 작문 실력 향상이죠. _7쪽


두 단어 이상이 모여서 하나의 의미 단위를 이룰 때도 있습니다. 이때 「주어 + 동사」를 찾을 수 있으면 ‘절’이라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구’라고 하는데요, 구와 절 모두 문장에서 명사/형용사/부사 역할을 하는 ‘품사’인 동시에 주어/목적어/수식어 등 문장을 구성하는 ‘문장 성분’으로 쓰이죠. 쉽게 말해 둘 이상의 단어 집합이 하나의 명사/형용사/부사처럼 쓰인다고 보면 됩니다. 구와 절은 문장을 길고 복잡하게 만드는 주원인인데요, 이 구/절이 어떤 품사로, 어떤 문장 성분으로 쓰였는지를 알면 영문을 단숨에 읽을 수 있습니다. _24쪽


전치사는 ‘명사 앞(앞 전前)에 두는(둘 치置) 말’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죠? 그런데 영문을 읽다 보면 전치사 뒤에 명사는 보이지 않고 전치사가 하나 더 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두 개의 전치사가 나열돼 언뜻 보아 비문 같은 문장이 등장할 땐 먼저 첫 번째 전치사 앞에 동사가 있는지, 즉 「동사 + 전치사/부사」 형태의 동사구는 아닌지 확인해보세요. 그런 다음 원래 목적어였던 말이 주어 자리로 옮겨간 수동태 문장은 아닌지 살펴보면 됩니다. _102쪽


분명 한 문장인데 주어도 두 개, 동사도 두 개라면 비문일까요? 제각각 주어와 동사를 갖는 두 절이 연결돼 있다면 물론 문장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절을 연결해주는 접속사가 필요하죠. 그런데 접속사 중에서도 절이 명사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that은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 해석할 때 함정에 빠지기 쉬운데요, that절이 문장의 목적어일 때, 주어를 보충 설명하는 보어일 때, ‘it 가주어’ 문장의 진주어일 때, 가짜 목적어 it을 설명하는 진짜 목적어일 때는 that이 잘 생략됩니다. 문어체보다 구어체에서 더 자주 생략되고요. _112쪽


우리말에는 ‘은/는, 이/가’처럼 토씨 하나만 달라져도 뜻이 천양지차로 달라지는 말이 있죠?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ing(동명사)를 쓰느냐, 「to + 동사원형」(to부정사)을 쓰느냐에 따라 뉘앙스가 묘하게 달라지는 표현들이 있는데요, 가령 「afraid of + 동명사」는 ‘~하지 않을까 염려하다’라는 의미로 우연히 일어날 가능성을 걱정할 때 쓴다면,「afraid + to부정사」는 주체가 느끼는 두려움을 더 강조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런 사소한 뉘앙스 차이를 모르면 문장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겠죠? _134쪽


우리말에는 ‘접속사’가 없습니다. 흔히 접속사로 알고 있는 ‘그리고, 그러나’ 등은 뒤 문장을 수식하는 ‘접속[문장]부사’이고, ‘~와/과’ 등의 '접속조사’와 묶어 편의상 ‘접속사’라 부를 뿐이죠. 반면 영어에서는 접속부사와 접속사의 쓰임이 다릅니다. 접속사는 절을 ‘연결’하고, 접속부사는 절을 ‘수식’하죠. 접속사가 두 절을 문법적으로 연결한다면 접속부사는 두 절을 논리적으로 연결합니다. 접속부사 뒤에는 쉼표를 쓰거나 앞 문장에 세미콜론(;) 또는 접속사를 덧붙여 접속사 역할을 할 수 없는 접속부사를 보완하기도 하죠. _194쪽


‘태(態)’는 글쓴이나 말하는 이가 특정 주제에 대한 자신의 ‘태도’ 또는 ‘입장’을 밝힐 때 쓰는 표현법을 말합니다. 흔히 '능동태'는 스스로 의지를 발휘하는 자발적인 태도를, ‘수동태’는 다른 힘에 의해 움직이는 마지못한 태도를 나타낸다고 알고 있죠. 수동태는 대개 능동태의 어순을 바꾸는 식으로 표현하는데, 사실상 이런 기계적인 어순 변화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수동태를 쓰면 주목해야 할 문장의 초점이 완전히 바뀌기 때문이죠. 수동태를 능동태와의 관계에서만 파악하려고 하면 숨은 뉘앙스를 놓치기 쉽습니다. _210쪽


영문을 읽을 때는 사소한 문장 부호도 소홀히 하지 말고 눈여겨봐야 합니다.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하는 데는 문장 부호가 열 마디 말보다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그중 하나인 세미콜론(;)은 우리말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영어에서는 쓰임새가 다양한데요, 우선 등위접속사처럼 밀접하게 관련된 두 독립절의 논리적 관계를 나타낼 때 자주 쓰입니다. 등위접속사와 역할이 중복되니 함께 쓸 순 없지만 접속부사와는 함께 쓸 수 있죠. 쉼표(,)로 나열된 여러 단어들이 각각 구의 수식을 받을 때도 세미콜론으로 분리합니다. _224쪽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표현법(또는 이러한 표현법을 연구하는 학문)을 ‘수사학(rhetoric)’이라고 합니다.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을 뜻하죠.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이런 수사학적 표현법을 자주 씁니다. ‘강조법’이 단적인 옌데요, 「주어 + 동사」의 순서를 바꾼 「동사 + 주어」 형태의 도치구문도 어순을 낯설게 바꿔 상대의 주목을 끄는 강조법 중 하나입니다. 도치구문이 문어체에서 주로 쓰이는 강조법이라면 구어체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표현으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부각시키죠. _246쪽


주어 자리에 올 수 없는 형용사(구)가 문장 첫머리에 오면 비문일까요? 실은 완전 문장입니다. 동사만으로는 문장의 의미가 불완전해 이를 보완하는 ‘보어’가 쓰이면 보어에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문장의 맨 앞에 둘 수 있기 때문이죠. 이때 「주어 + 동사」어순을 그대로 두면 의미가 불완전한 동사가 문장 끝에 위치하기도 하고, 보어가 주어 앞에서 형용사처럼 수식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둘을 ‘도치(자리 바꿈)’하는데요, 새롭고 중요한 정보를 문장 끝에 두는 ‘문미 초점의 원칙’이 반영된 일례로 볼 수 있습니다. _252쪽


도치구문이 어렵게 느껴지는 건 정상적인 어순(정치)에서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어떤 성분을 문장의 맨 앞에 두느냐에 따라 어순이 그때그때 바뀐다면 해석도 까다롭게 느껴지게 마련인데요, 가령 ‘다른 것은 제외하고 어느 특정한 것으로 한정함’을 뜻하는 only(~뿐[만])는 부정어에 속하기 때문에 ‘제한’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문장 첫머리에 둘 때는 의문문 형태로 어순이 바뀌죠. ‘시간/순서/양태/장소’를 뜻하는 부사(구)를 강조할 목적으로 문장의 첫머리에 둘 때는 주어와 (자)동사만 자리가 바뀌고요. _262쪽


우리말에서는 ‘잘 지냈니?’ ‘밥 먹었니?’처럼 주어를 생략할 때가 많죠? 주어가 누군지 묻지 않아도 뻔히 알 수 있으니 굳이 반복하지 않는 건데요, 영어도 충분히 알 만한 내용이거나 중복되는 어구는 생략해 문장을 간결하게 표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법적으로 대등한 요소가 연결된 절에서 공통되는 주어/동사(구)/보어/목적어를 생략하거나 부사구나 전치사를 생략하는 것도 그래서죠. 주어나 동사 같은 문장의 필수 성분이 안 보이면 해석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니 생략된 필수 성분은 없는지 꼭 살펴보세요! _268쪽